당뇨에 잡곡밥이 좋을까요?

당뇨에 잡곡밥이 좋을까요?

당뇨식 식사상담을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잡곡밥에 관한 것이다.

보통 당뇨식의 시작이라면 이 잡곡밥 부터 챙겨 먹게 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병원에서 나오는 당뇨식이라면, 대부분 잡곡이 들어간 밥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당뇨환자에게 잡곡밥은 무조건일까?

 

앞서 포스팅에 당뇨식은 기본적으로 규칙적으로, 다양한 음식을 적정량 섭취하라고 한다.

그중 가장 기본은 밥! 

 

 

당뇨에 왜 잡곡밥이 좋을까?
잡곡밥과 쌀밥은 열량의 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는 않는다. 

쌀밥 100g = 147kcal, 잡곡밥 100g = 161kcal  이다.
보통 밥 한 공기에는 210g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는 쌀밥의 경우 약 308kcal, 잡곡밥은 약 338kcal가 된다.

칼로리만 따진다면 잡곡밥이 약 30kcal 정도 오히려 높은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혈당조절에 잡곡밥을 권장하는 걸까?

이유는, 쌀밥은 도정을 많이 한 백미에는 영양소가 도정을 하지 않은 잡곡에 비해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정을 하지 않은 현미나 흑미, 귀리 등의 잡곡은 식이섬유, 비타민, 칼륨, 단백질,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래서 좀 더 포만감을 길게 유지하게 되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시켜 변의 양을 늘려준다. 


잡곡은 혈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이다.
혈당지수(GI)란, 식후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에 따라 혈당의 수치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이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혈당이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이 혈당지수(GI)가 낮은 식품을 권장한다.

* 혈당지수(GI)
- 어떤 음식을 먹고 난 뒤, 그 음식이 식후 2시간 동안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에 대한 지수이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당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혈당이 오르게 된다. 반대로 혈당지수(GI)가 낮을수록 혈당이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당뇨가 있다면 당연히 이 GI지수가 낮은 식품 위주로 식사를 섭취해야 한다.

보통 백미, 쌀밥의 GI지수는 88 정도로 높은 편이다.
그에 비해 보리는 48, 강낭콩은 17, 현미는 60, 서리태는 44 정도로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잡곡밥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1. 잡곡의 종류는 5가지 이내로 먹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가지의 잡곡을 넣은 잡곡밥이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물질 함량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나거나 줄어들면 영양성분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5가지 이내로만 넣고, 백미를 너무 줄이지 말아야 한다.

2. 잡곡에는 식이섬유가 100g당 평균 5~8g 정도 들어있다. 보통 300g 정도 한 끼에 잡곡밥을 섭취한다면, 15g 이상 식이섬유를 섭취하게 되는 건데, 이는 식이섬유의 하루 권장량인 20~25g과 비슷한 수치를 향해 간다. 
오히려 식이섬유를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비타민이나 무기질 같은 미량 영양소의 흡수율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3. 잡곡에는 칼륨과 인 성분이 많다. 그래서 신장질환 환자들은 잡곡밥을 권하지 않는다.
신장을 통해 이러한 성분이 배출이 되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신장환자들에게는 이 잡곡밥은 해가 될 수 있다. 
환자 중에는 당뇨병과 더불어 신장질환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많다. 그래서 이럴 경우에는 잡곡밥은 제공되지 않고 흰쌀밥이 제공이 된다. 

당뇨환자여도 신장질환이 있다면 위 내용과는 또 다르게 잡곡이 제한이 되니, 나에게 맞는 식이요법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은 당뇨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식사를 위해 잡곡밥을 적당량 먹으면 좋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는 까끌거리는 식감이 싫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꼭꼭 씹어먹다 보면 그 특유의 고소함 때문에 잘 먹곤 한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같이 먹을 수는 없어 밥을 하면 한쪽에 내가 먹을 정도의 잡곡만 따로 넣어, 밥을 짓기도 한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기본인 잡곡밥! 

그 기능을 잘 알고, 나에게 맞는 밥의 형태를 잘 골라 먹도록 하자.